포르쉐의 역사와 미래를 영감으로      잇다, 포르쉐 나우 성수

다양한 영감의 공간
포르쉐 나우 성수는 제주, 부산에 이은 세 번째 팝업 프로젝트였다. 포르쉐의 핵심 가치와 아름다움, 포르쉐의 미래 포부가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오 래된 빨간 벽돌 건물 벽에는 심상치 않은 그래피티가 그려져 있었다. 2022년 아트 부산에서 1초 완판 신화를 썼던 아티스트 김세동 작가, 샘 바이 펜의 작품이었다. 그 건물 안에서 호기심으로 빛나던 사람들은 도슨트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들은 어떤 포르쉐를 꿈꾸고 있었을까. 어제보다 오늘 더 뜨거운 동네. 성수동은 포르쉐 나우의 등장으로 한층 더 달아 올랐다.

포르쉐 나우는 포르쉐가 기획하고 전시하는 팝업 시리즈다. 성수동에 자리한 세 번째 공간은 포르쉐의 신규 딜러, 세영모빌리티가 꾸렸다. 전 세계에서는 27 번째 공간이기도 했다. 주제는 “Driven Youth, Driven by Inspiration”. “주도적인 젊음, 영감에 이끌리다” 정도로 번역하면 되겠다. 최전선의 영감과 날것의 에너지로 가득한 성수동에 꼭 맞는 슬로건이었다.

1층은 헤리티지 존과 이노베이션 존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헤리티지 존에는 클래식 모델이 있었다. 초반에는 4세대 포르쉐 911, 993이 자리를 지켰다. 포르쉐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진정한 911이라고 불리는, 마지막 자연흡기 공랭식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었다. 포르쉐 나우 성수에 전시했던 모델은 조금 더 특별했다. 단종을 아쉬워하는 팬들을 위해 포르쉐가 딱 28대만 생산했던, 바로 그 993이었다.

이후에는 91년식 911, 964를 전시하기도 했다. 특유의 아름다움만으로도 독보적이었는데, 전시했던 모델에는 PCCM이라 부르는 특별한 부품이 장착되어 있었다. 클래식 포르쉐에서 애플 카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 ’포르쉐 클래식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대에 생산한 포르쉐에도 지속적으로 최신 기술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 포르쉐의 유연함과 배려가 창조한 시스템이었다.

이노베이션 존에서는 포르쉐 타이칸 시리즈처럼 가장 최근의 전기차 라인업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노베이션 존을 향하는 터널을 장식한 갈색 원통은 종이로 만들어졌다. 공장 건물을 리모델링한 공간에 친환경 인테리어를 완성했다는 사실로부터, 지속가능한 미래를 약속하는 포르쉐의 포부를 짐작할 수 있었다. 포르쉐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연출이었던 셈이다. 2층에서는 포르쉐가 직접 큐레이션한 카페에서 여운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완벽한 엔지니어링과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미학적 완성도야말로 포르쉐의 약속이자 정체성일 것이다. 지금까지 생산된 모든 포르쉐 모델의 70%가 여전히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이 되었다. 성황리에 막을 내린 포르쉐의 세 번째 팝업 프로젝트, 포르쉐 나우 성수야말로 그 모든 시간의 증명 같았다. 포르쉐의 과거와 현재, 앞으로의 혁신이 성수동에서 빛나고 있었다.

정우성(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정우성(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