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전망

브랜드는 안정감을 준다. 디지털 미디어로 가속화되는 세상에서 특히 그렇다. 사람들은 브랜드를 더 꼼꼼히 체크한다. 트렌드 연구가 칼라 부자시가 미래 소비의 8가지 주요 트렌드를 제시한다.

   

트렌드는 사이클입니다. 소비자 요구가 달라지면 트렌드가 변하죠. 외적인 패션 현상은 유효기한이 있고 그게 바로 속성입니다. 포르쉐 디자인 같은 브랜드는 과연 어떻게 트렌드를 만들고 장기간 매력을 유지할까요?

브랜드는 제품만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팝니다.

우리는 점차 더 자신의 삶을 큐레이팅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미학적 선택을 하면, 새로운 자유를 얻어 즐겁지만 동시에 피곤하기도 하죠. 이때 브랜드,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가 큰 역할을 합니다. 소위 취향 메이커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 거죠. 소비자는 개별 제품 구매에만 그치지 않고 전체 라이프스타일을 삽니다. 예를 들면 미학, 감성, 일련의 가치와 신념 등이죠. 브랜드는 고객이 자신의 삶을 큐레이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고객과 정서적 유대감이 더 강해진다는 의미예요. 고객은 믿을 수 있는 브랜드를 원하죠.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돋보이는 미학을 명확한 가치와 결합하면, 고객과 지금보다 더 끈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이 구매를 결정합니다.

두 번째 주요 트렌드는 우리 삶의 큐레이팅과 관련 있어요. 디자인이 더 중요해진다는 뜻이죠.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는 지금까지는 큰 노력이 필요 없었어요. 제품에 로고를 크게 붙이면 희소성을 원하는 고객 요구를 만족시킨다고 믿었죠.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시장 전체에 걸쳐 미학의 기준이 매우 높아졌어요. 치약의 성공조차 적합한 포장 디자인에 달렸으니까요. 경험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영화관을 생각해 보면, 몇 년 전만 해도 상영 프로그램만 보고 관람 여부를 결정했어요. 소셜 미디어 시대에는 영화관 실내, 분위기, 좌석 색상이나 모양도 중요합니다. 영화관 체험을 다른 이와 공유하며 어느 영화관을 방문할지 인테리어를 보고 결정하죠. 브랜드는 적합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적절한 시기에 제공할 뿐만 아니    라 세련되게 디자인해야 합니다. 팬데믹 시기에 이 현상이 가속화되었어요. 소비자가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자 고급 가구 수요가 늘었죠. 브랜드는 이제 부담을 느낍니다. 더 훌륭하고, 더 정교하고, 더 우아한 디자인으로 일반 시장에서 돋보여야 하니까요.

가공과 수공이 점점 더 중요해집니다.

가공 품질과 디자인은 밀접한 관계죠. 예를 들어, 애플은 유행을 선도하는 브랜드예요. 일반 대중을 위한 시장에서는 볼 수 없는 매력 넘치는 디자인은 물론이고 제품 품질도 중요합니다. 제조 공정 자체에 관심도 크죠. 고객은 제품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해합니다. 수준 높은 장인이 제작한 제품은 품질이 뛰어나죠. 가공한 재료와 원산지도 점차 중요해집니다.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예요. 맥주와 커피도 장인이 제작하면 더 잘 팔립니다.

재활용과 순환 경제가 표준이 됩니다.

‘적게 사더라도, 더 나은 제품을 선택하세요’는 자주 듣는 슬로건이에요. 아주 그럴듯하죠. 대중은 맹목적 소비, 수명 짧은 제품의 과잉 공급과 폐기를 점차 외면합니다. 프리미엄 브랜드 부문이 일반 대중 시장과 차별화되는 점은 소량 단위 소비예요. 물론 프리미엄 부문에서도 윤리적 소비가 점차 중요해집니다. 제품 유통기한이 더 확실하게 드러나기 때문이죠. 제품 수리나 재활용이 가능해서 다시 판매할 수 있다면 고품질로 여깁니다. 이런 경향은 패션과 가구는 물론 모든 부문에서 나타나요. 디자인 프로세스에 점차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수명을 길게 하기 위해서 제품을 어떻게 설계하고 만들어야 
할지 말이죠.

시간이 진정한 럭셔리입니다.

가장 희소한 상품은 무엇일까요? 바로 시간이죠. 우리는 점점 더 서로 연결된 관계 속에 삽니다. 항상 결정을 내려야 하죠.

여기에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뺏겨요. 자신을 위한 휴식과 시간이 더 중요해지니, 고객의 시간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브랜드가 분명히 유리해요. 매장 분위기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고객이 오래 머물고 싶어 하고, 바쁜 일상에서 쇼핑하면서 잠시라도 휴식을 얻도록 매장을 설계해야 하죠. 온라인 쇼핑의 사용성도 새로운 고객 요구와 관계있어요. 고객은 데이터에 더 민감해졌어요. 동시에 브랜드와 매장이 고객을 기억하고, 고객의 선택에서 배우고, 쇼핑 스트레스와 번거로움을 최소화하길 바라죠. 그러면 고객도 데이터를 기꺼이 내어줍니다. 그 성공 사례로 최근 알게 된 일본 안경 브랜드가 있어요. 매장에서 다양한 모델을 착용해 보고 장비로 사진을 찍습니다. 필요한 모든 정보와 함께 사진을 고객 스마트폰으로 전송하죠. 고객은 여유 있게 집에서 어느 안경이 잘 어울리는지 보고, 살지 말지 결정합니다. 매장에서 보내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거예요.

도시와 교외 간 이동성이 증가합니다.

시간만큼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개인 공간입니다. 팬데믹은 이를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일깨웠어요. 갑자기 제한이 생기고 개인 공간에 격리되었죠. 운 좋게 집에 정원이 있는 사람은 소수였어요. 도시 탈출 트렌드는 이전부터 있었죠. 아이 키우는 가족들이 수도권을 떠났고, 예전에는 주로 도시에 살던 창의적인 청년들도 교외로 향했어요. 물론 이런 현상이 지배적인 트렌드가 되지는 않을 듯해요. 오히려 도시와 교외 간 이동성이 증가할 겁니다.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이 생겨나고요. 예를 들면 거주지와 거주 형태 사이를 오고 가는 사람들, 교외에서 휴식을 취하지만 도시의 사교 생활도 포기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죠. 정원 일, 하이킹, 캠핑카 휴가, 이동식 거주 등이 더 널리 퍼지고 있어요. 더 많은 사람이 점심시간에는 숲에 머무르고 밤에는 도시에 있기를 원합니다. 그렇게 할 방법을 찾아낼 거예요.

고객은 다양성을 요구합니다.

오늘날 다양성의 역할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대 고객은 모든 유형의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원해요. 이 현상은 확실히 패션에서 가장 두드러집니다. 브랜드는 모든 체형에 맞는 옷을 만들어야 하고, 이런 다양성을 광고 캠페인에 반영해야 하죠. 이 강력한 현상은 프리미엄 브랜드와 디자인 부문 외의 분야로도 퍼져나갑니다. 물론 모든 고객이 만족한다는 것은 착각이죠. 브랜드가 실제 고객 요구와 바람을 신중하게 고려한다는 사실이 더 중요해요. 단순히 립 서비스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행동하면서 높은 디자인 수준도 유지하는지 고객은 매의 눈으로 관찰합니다.

지속 가능성이 새로운 표준입니다.

다양성만큼이나 강력한 유행어는 지속 가능성입니다. 윤리적 소비가 최고의 럭셔리라는 주장도 있죠. 일리 있는 말이고, 지속 가능한 소비는 모든 고객이 실천해야 할 문제라고 믿어요. 여기서 모순이 생겨요. 고객은 설문 조사에서는 지속 가능성을 요구하지만, 실제 구매에서는 가격에 따라 결정하니까요. 프리미엄 브랜드 역할이 더 중요해집니다. 가격 요소가 매우 중요하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역할은 하니까요. 시장의 압박은 변명이 되지 않습니다. 모든 프리미엄 브랜드는 제조 환경, 탄소 발자국 등을 신경 써야 할 의무가 있으니까요. 소비자가 그런 노력을 보상해 줍니다.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실천하기 위해 저와 남편은 타이칸을 샀어요. 그 후 영국에서는 연료가 부족해졌고 주유소에 긴 줄이 생겼죠. 그 사건이 최고의 E-모빌리티 광고 캠페인이었습니다. 

칼라 부자시

<허핑턴 포스트 UK> 편집장, <마리끌레르>, <글래머>를 거쳐 2014년 부자시는 글로벌 트렌드 리서치 회사 WGSN에 합류했다. 2020년부터는 CEO를 맡고 있다. 그녀는 미래 문제 전문가로서 팀원들과 함께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의 회사에 컨설팅을 제공한다. 칼라 부자시는 자신이 설명한 도시와 교외 간 이동성 트렌드를 몸소 실천한다.

Carla Buzasi
Carla Buza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