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시간 15분 00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레이스, 2010년 5월 15일/16일.

  

포르쉐 911 GT3 R 하이브리드의 최고기록은 8분 35초 393. 나쁘지 않지만 대단하다고도 할 수 없다. 최초의 하이브리드 레이싱카는 다른 분야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다. 혁신적인 동력기술로 연료보충 없이 10바퀴를 도는 데 성공, 그 당시 엄청난 주목을 끌었다. 다른 차는 8바퀴를 돌면 연료를 보충해야 했다. 피트에 들어올 때마다 2바퀴가 늘어나는 정도다. 이건 24시간 동안 달리는 경기다. 포르쉐는 빠른 속도로 선두를 차지한다.


911 GT3 R 하이브리드가 월등한 주행거리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프런트 액슬 덕분이다. 감속할 때 회생된 에너지가 조수석에 장착된 플라이휠에 저장된다. 이 에너지는 킥다운 시 프런트 액슬에 있는 두 개의 전기모터에서 가속력을 이끌어낸다. 그 다음은? “가볍게 눈인사하며 다른 차들을 추월하는 거죠.” 당시 레이스에 참가했던 요르그 베르그마이스터(Jörg Bergmeister)의 말이다. 전기모터로 연결할 때 자동으로 생기는 추가 에너지는 120kW(163PS)에 달한다. 경쟁팀을 물리치고 질주하며 4리터 6기통 박서엔진의 부담을 덜어주기에 충분한 힘이다. 하이브리드 차에서 가속페달을 최대로 밟는 것은 스로틀밸브가 60%만 열린다는 뜻이다. 덕분에 연료절감이 가능하다. 이는 실제 레이스와 같은 조건에서 하이브리드 기술을 테스트하는 ‘레이스 랩(Race Lab)’ 프로젝트에서 밝혀졌다. 911 GT3 R 하이브리드는 이 첫 레이스에서 승리를 향해 달려갔다. 적어도 일요일 정오까지는.

이제 남은 시간은 1시간 45분. 승리는 포르쉐 팀에게 돌아갈 것처럼 보였다. 그 순간, 갑작스러운 무전. “아웃”. 끝이다. 문제를 일으킨 것은 파손된 밸브 스프링이었다. 승리를 눈앞에 두고, 911 GT3 R 하이브리드의 질주는 그렇게 끝났다. 하지만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 자동차 로너 포르쉐 믹스테(Lohner-Porsche Mixte)가 오스트리아 엑셀베르크(Exelberg) 산악 레이싱에서 첫 선을 보이고 108년이 지난 지금, 포르쉐 역사에서 새로운 전기차 시대가 이제 시작되었다.

2010. 05. 15./16.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레이스
뉘르부르크 / 독일
25.378킬로미터 코스 길이
포르쉐 911 GT3 R Hybrid

Heike Hientzsch
Heike Hientzs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