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로 움직이는 도시
보스턴은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목표는 완전한 탄소 중립. 이제 미국 대도시에서도 전기 자동차를 환영한다.
도시로 가는 길:
보스턴은 늦어도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고자 한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2020년에 발표된다.
피터 폭스 페너(Peter Fox Penner)가 두꺼운 책자를 가리킨다. <탄소 프리 보스턴 보고서(Carbon Free Boston Report)>. “앞으로 보스턴 기후 기초 계획입니다. 2050년까지 보스턴은 탄소 중립 도시가 될 거예요. 제 생각에는 아마 계획보다 더 빨리 이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폭스 페너. 올해 64세. 보스턴 대학 지속 가능한 에너지연구소(Institute for Sustainable Energy) 소장이다. 보스턴 탄소 중립 솔루션에 관한 한 보스턴 대학과 폭스 페너 소장만큼 네트워크가 잘 되어 있는 곳은 없다. 폭스 페너는 탄소 프리 보스턴 보고서의 공동 발행인으로 지역의 종교 지도자, 환경 운동가, 부동산 개발자, 대학 총장, 건강, 전기, 가스 및 열 공급 업체에 이르기까지 각계 전문가 120명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 매사추세츠 주지사인 찰리 베이커도 참여했다. 폭스 페너는 “보스턴에서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이해 관계자가 모두 참여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아주 간단합니다. 전기차가 훨씬 더 좋기 때문입니다.” 피터 폭스 페너
보스턴 시민들 앞에는 큰 과제가 놓여 있다. 더 나은 공기, 안전한 도로, 생산성 향상. 수백 년 된 동부 해안의 대도시 인프라는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몇 년 이내 도시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도록 재설계 될 예정이다. 설계의 중심에는 건축물, 에너지, 쓰레기, 교통 등 네 가지 주요 영역이 있다.
2050년까지 탄소 중립화를 이루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교통을 예로 들어보자. 보스턴에 사는 사람은 70만여 명, 근교에 살며 보스턴을 생활권으로 하는 인구까지 더하면 450만 명에 이른다. 평일에는 수많은 통근자로 교통량이 급격히 증가한다. 최대 100만 명의 사람들이 대부분 자가용으로 이동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은 3명 중 1명에 불과하다. 교통체증은 자명한 일이다. 미국 이동성 분석 회사 인릭스(Inrix)의 ‘글로벌 트래픽 스코어 카드(Global Traffic Scorecard)’에 따르면 보스턴 운전자들은 연간 164시간을 도로 위에서 허비하고 있다. 뉴욕 133시간, 로스앤젤레스 128시간 보다 긴 시간이다.
보스턴에서 나오는 배출가스 대부분은 매일 도심을 오가는 차에서 나온다. 보스턴 전체 교통량의 약 70%가 자가용이다. 대부분 내연기관 자동차다. 운전자 한 사람만 탑승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도시의 성장과 함께 보스턴 지역 인구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보스턴 도로 위 차량 수도 2050년까지 현재 약 45만 대에서 46만 대로 증가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스턴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탄소 중립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세계 많은 대도시들이 지금 이에 대한 해법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전환이다. 대중교통, 카셰어링, 이륜 구동, 멀지 않은 구간은 도보로 이동, 가능한 차를 사용하지 않는 것, 대중교통 이용료 할인, 자전거 도로의 확장, 전기 스쿠터 등을 통해서 이를 달성할 수 있다. 런던에서는 2003년부터 도심을 운행하는 차에 ‘혼잡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도심의 개인차량을 금지하지 않고 이렇게 하는 것도 물론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2050년까지 탄소 중립화를 달성하기 위해서 차 운행을 감소시키는 건 필수다. 보스턴은 차를 완전히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친환경 차로 운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보스턴은 오슬로와 분명히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유럽의 녹색 수도’로 선정된 오슬로는 2019년 자동차가 없는 도시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주민과 기업들의 거센 항의 때문에 보류됐다. 하지만 도시의 일부 주차 공간과 차도를 차단하는 계획은 그대로 진행했다.
보스턴은 전기차 교통 문화를 위해서 혁신 기술도 준비하고 있다. 스마트한 도로 시스템을 위한 ‘Street Labs’이라는 프로젝트가 현재 진행중이다. 이 시스템은 카메라와 센서로 속도를 제어하고 원활한 도로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보스턴 시청의 크리스 카터(Kris Carter)가 이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보스턴 시장 마틴 월시(Martin Walsh) 시장의 직속 부서인 ‘신도시 메카닉스(New Urban Mechanics)’ 팀을 이끌고 있다. 그의 사무실이 시장 집무실 바로 옆에 있다는 것에서 보스턴이 지속 가능성이라는 테마를 얼마나 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카터는 주택, 건강, 교통 등 미래도시의 핵심 가치인 ‘공존’을 다룬다.
“우리는 15년 후, 20년 후에 무엇이 옳은 일인지를 내다봅니다.” 크리스 카터
그때가 되면 운전자의 개입 없는 5단계 자율주행이 가능해질 것이다. 3년 전 보스턴은 보스턴 컨설팅 그룹과 세계 경제 포럼과 함께 자율 주행에 대한 첫 번째 연구를 발표했다. 크리스 카터는 “연구결과 사람들이 환경을 위해 공유할 수 있으면서도 전기로 구동되는 자율 주행차를 원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자율주행 차가 모든 개인 차를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다. “스스로 운전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는 것을 연구 결과가 보여주고 있거든요.”
또한 <탄소 프리 보스턴>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 단계에서 자율 주행은 아직 모험적인 기술로 간주된다. 자율주행 시험 주행이 이뤄지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 한정되어 있다. 보스턴 도시 전체에서 자율 주행을 예측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피터 폭스 페너는 시대를 앞서가는 중이다. 이 대학 교수는 이미 완전한 전기차인 폭스바겐 골프를 소유하고 있다. “1년 반 전에 구입했고, 완전히 충전하면 200km를달릴 수 있습니다. 전기차를 운전하는 것은 아주 즐겁습니다.”
2050년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 보스턴의 사례는 수많은 지지자를 얻게 될 것이다. “한 번 전기차를 몰게 되면 사람들은 오래된 차로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왜냐고요? 아주 간단합니다. 전기차가 훨씬 더 좋기 때문입니다.”
사진
Deejpilot, Ultima_Gaina, Shobeir Ansari (Getty Images)